얼마 전 내 생일을 맞아서 케이크를 직접 만들었다. 사실 올해 초부터 계속 내 생일만 손 꼽아 오면서 어떤 케이크 만들까 틈틈히 고민해왔다. 직전까지도 엄청 고민했지만 결국 제일 좋아하는 레드벨벳 케이크를 만들기로 했다.
원래 생일 전날 시트를 만들어 놓으려다가 버터를 미리 실온에 꺼내 놓는다는게 깜빡해버려서 결국 당일에 만들었다. 레시피는 자도르님의 레드벨벳 케이크 레시피를 참고 했다.
*자도르님 노색소 레드벨벳 케이크 만들기: https://www.youtube.com/watch?v=3zC72gW72L8
크림화 된 버터에 반죽에 가루 재료를 섞으니 이렇게 빨간 레드벨벳 반죽이 완성됐다. 이 레시피는 빨간 식용 색소 대신 홍국 쌀가루를 이용한다. 레드벨벳 케이크 만들 때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반죽이 빨간 색으로 바뀔 때다.
틀에 종이호일 깔고 팬닝해서 구웠더니 뽀송뽀송 시트가 완성 됐다. 우리집 오븐이 워낙 작다보니 늘 시트 위가 조금은 탄다. (장비 탓ㅎㅎ) 틀에서 꺼내다가 종이호일이 빠져버려서 이렇게 시트채로 식혔다.
이때까지만해도 정말 행복했는데... 시트를 오랫동안 실온에 방치해뒀다 3등분을 했더니 아주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겉은 뻣뻣하게 말랐는데 속은 워낙 부드럽다 보니 옆면이 다 갈라져버렸다ㅠ 원래는 옆면 아이싱을 하지 않고 크림을 동그랗게 파이핑하려고 했지만 시트의 가장자리가 다 망가져버려서 원래 계획대로는 절대 못 만드는 상황이 됐다.
내 생일 케이크인만큼 완벽했으면 하는 마음에 다시 만들까 했는데, 이미 시간이 부족해서 그냥 부서진 옆면을 크림으로 채우기로 했다. 다만 시트가 워낙 연약하다 보니 아이싱할 때 빵가루가 다 딸려와서 아예 크림으로 덮는건 무리고 부서진 시트가 보이지 않게만 얇게 발라줬다.
완성된 케이크인데 뭔가 심심해서 데코스노우 뿌리고 알록달록 스프링클도 뿌려줬다. 원래 계획했던 레시피가 아니라 좀 속상했는데 친구한테 보여주니 동화 속 케이크 같다고 해줘서 급 기분이 좋아졌다.
밤에 가족들이랑 소소하게 노래 부르고 나눠 먹었는데, 다시 보니 은근히 귀여운 것 같아서 엄청 뿌듯하게 먹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긴 했지만 처음 제과를 배울 때, 막연히 내 생일케이크를 직접 만드는 모습을 상상했던 만큼 나에게는 엄청 의미있었던 경험이었다. 내년 생일 전까지는 좀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를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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